박물관 답사 여행

서울대학교 의학박물관과 제중원 (5)

The Museum of Medicine

서울특별시 > 종로구 > 연건동

by 윤형돈 2019-05-15 조회 88 1

이 땅 최초의 근대식 의료기관 제중원과 서울대학교 병원간의 이야기

서울대학교 의학박물관과 제중원 (1)

서울대학교 의학박물관과 제중원 (2)

서울대학교 의학박물관과 제중원 (3)

서울대학교 의학박물관과 제중원 (4)

 

입구 현판에는 서울대 병원 초대원장인 김홍기 박사의 동상이 있습니다. 이분은 이비인후과 전문이셨고 자손들도 국내 각지에서 이비인후과 관련 전문가로 활동중이시라네요.

 

 

별관에서는 주사기 관련 테마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주사기는 1853년 프랑스에서 개발되었습니다. 주사기가 등장하기 전까지 기존의 약들은 그저 연고 형태로 바르거나 알약, 물약, 가루약처럼 먹었습니다. 그도 안되면 신체를 직접 해부해서 투약했죠. 하지만 먹는 약은 자연스럽게 소화되면서 약효가 떨어질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주사기가 발명된 뒤로 그런 걱정은 싹 사라졌습니다. 

 

아 현직 의사와 의학박물관 투어가 이리 편할줄은 몰랐습니다.

 

단안현미경. 한쪽 눈으로 보는 현미경을 말합니다. 

 

주사기는 약물이 담길 주사통(body), 주사통에서 약물을 밀어냄으로서 주입을 돕는 피스톤(piston), 그리고 투여 과정을 제어하는 주삿바늘(needle)로 구성됩니다. 역사에 남을 대단한 발명치고는 꽤 원리가 간단하죠?

 

이 알렉산더 우드라는 마약중독 및 치료의 역사를 다룬 책, 범죄기법을 다룬 책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그러니 저렇게 이름만 달랑 적지 말라고요. 박물관님. 

 

투베르쿨린은 결핵을 진단하기 위한 시약을 말합니다. 대한민국이 결핵때문에 오랫동안 시달려왔고, 지금도 OECD에 들어가는 선진국치고는 결핵발병률이 높은지라 전시한 것 같네요. 

 

 

미국에서 원조받았던 유리주사기. 

 

이건 수혈기입니다. 보통은 정맥에 꽃지요. 

 

이 직접수혈기에는 두 개의 바늘이 있는데 한 바늘에선 사람에게서 피를 뽑고, 다른 바늘로는 피를 주입한다는군요. 

 

 

 

 

 

 

 

의학드라마를 많이 봐서 저게 뭘하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찬양하라 그레이 아나토미, 찬양하라 하얀 거탑!!

 

보건정책의 중요성

 

국가의 보건정책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한 국가를 살리다 못해 미래까지 지배하죠. 

 

해충과 쥐를 잡아서 콜레라를 막기 위한 캠페인. 당시엔 쥐가 정말 많았어요. 요즘처럼 고양이가 차고 넘치던 시절도 아니었습니다.

 

올바른 보건정책의 중요성은 '가족계획' 정책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보건사회부는 출산율을 낮추기 위한, 산아제한 정책을 열심히 폈죠. 저렇게 아이를 많이 낳다보면 건물을 많이 지어야 하고, 많이 지어도 수량이 감당안돼서 건물이 터져나가며

 

 

쌀의 수요량이 공급량을 넘어서 굶주림이 이어진다는군요. 불과 얼마전까지 굶주림에 시달리던 사람들에겐 공포의 전언이었겠지요.

 

그리고 좁은 한반도에서 사람이 살 수 없어서 떠 밀려 내려간답니다. 깨알같은 부라질이 귀엽네요. 저거 기획한 사람 대체 누굽니까.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다 폭소하게 만든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 꼴을 못면한다'. 정말 당시 표어들이 다 저랬어요. 

 

산아제한 정책. 60년대 정책을 세우는 사람들은 멜서스의 경제이론을 철저하게 신봉하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멜서스 트랩(Malthusian Trap). 간단하게 말하면 기술이 발달하면 인구가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자원이 부족해서 위생문제가 발생하고 전쟁이 발생하니 인구를 억제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이론은 전제 자체가 문제입니다. 인구가 늘어나면 자원이 부족하다는 이론에는 그 늘어난 인구가 생산을 한다는 전제조건이 쏙 빠져있습니다. 저 위에도 쌀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고 하는데 저게 맞는 말이 되려면 늘어난 인구가 쌀을 생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저 이론은 멜서스의 휘광덕분인지 여러나라에 타격을 줍니다. 영국총리는 이를 따르기 위해 빈민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를 창출, 빈민복지를 폐지합니다. 중국은 아예 각 가정당 한 명만 인정을 해줬지요. 덕분에 호적에 오르지도 못한 호해자라는 사회문제를 낳고, 지금도 점점 낮아지는 출산율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해결책이 전혀 없는 출산율저하를 맞고 있죠. 현재 대한민국은 유래없이 빠른 속도로 전문가의 예측까지 깨가면서 고령화사회(65세 이상이 7%), 고령사회(65세 이상이 14%)를 차례로 격파, 일본의 낮은 출산율 기록을 깨버렸으며 2019년 예상 출산율이 0.9라는 수치마저 나와버렸죠. 

 

그런데 정부는 뭐했냐고요? 전두환 정부 당시 보건사회부의 구호가 '1984년 국민총생산으로 미국 수준의 개인소득을 올리려면 1천만 명으로 줄여야 한다' 였습니다. 공무원들이 저걸 외치고 있었다고 생각해보세요. 소름이 좌악 돋지 않습니까? 이런 성향은 무려 1997년 외환위기까지 그대로 이어집니다. 당시 공무원들은 외환위기가 끝나면 도로 아이를 많이 낳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더군요. 결국 산아제한정책은 노무현 정부에서 전면폐지하지 전까지 관성적으로 35년간이나 운영됩니다.

 

국가정책이 왜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아, 이 오래된 건물은 보면 볼 수록 좋네요.

 

 

 

전시정보


장소: 서울대학교병원 박물관

가격: 무료

기간:

 

- 상설전시 (월 - 금 : 09:00~18:00, 토 : 10:00~12:00)

- 시계탑은 오전 11시, 오후 4시 두차례 15명 한정으로 개방


추천도: 1.5 (5점 만점)

 

이번에 굳이 이 박물관을 간 이유는 이 박물관도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명해야 할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대한제국에서 일제강점기 그리고 대한민국의 발전과정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시설이거든요.

 

하지만 중요한 자료, 내용이 있는 것 치고는 전시기획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습니다. 기획에 맞는 전시를 했다기 보다는 있는 소장품을 늘어놓은 듯 해요. 흐름에 따라서 전시물을 보다가 끊기는 감이 있습니다. 게다가 박물관에 별도에 도슨트, 전시도우미가 없어서 사전지식이 없으면 관람이 좀 난감한데 제가 역사쪽은 나름 책을 읽고 책도 썼지만 의학쪽은 상대적으로... 아니 많이 지식이 얕아서 좀 힘들었습니다. 이건 대부분의 관람객이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게다가 결정적으로 평일은 딱 근무시간, 토요일은 2시간만 운영해서 직장인이 가기가 참 힙듭니다. 그렇다고 3.1 운동 기념이라는 목적하에 연차써서 올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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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조선 리더십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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